주말. 생각의 단편.

블로그를 익명 처리하기로 했다.

나는 여느때 처럼 주말에 세종을 다녀왔다.

어머니와 가족들을 보고, 항상 집에서 우리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 솔이의 얼굴과, 몸과, 배를 보고 만져도 보았다. 언제나처럼 따스한 감촉. 이제는 어른이 되어 강아지때처럼 따뜻하지는 않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전전하며, 이제는 남과 더 가까워진 사람들의 일상을 살피는 것은 삼일에 한 번쯤.

그러다 보면 결혼소식도 들려오고, 휴가를 어느 외국의 해변에서 즐기고 있는 익숙했던 얼굴들을 알아볼 수 있다. 나는 이런 저런 고민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밀려있는 일을 오늘 안으로 마무리 하고, 내일 아침 이사님께 검토한 리포트 자료를 보내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 데도, 다른 이런 저런 생각들로 집중할 수가 없어 어느새 작게 느껴지는 노트북의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나는 절망적이기만 한 기우를 접었다. 누구에게도 나의 미래를 저당잡히거나, 아무렇지 않게 색칠한 물감을 덮어쓰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 주로 흔한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은 누군가의 진지한 모습이다. 우습게도, 당신 혼자 세상을 사는건 아니라서, 진지함은 주로 조롱거리가 되곤 한다.

다른 하루도 흔한 광대의 옷을 입고 세상 밖으로 나서면, 기다리고 있는 웃음과, 여러 광장의 친근한 인사와 만난다. 오늘도. 다른 하루도. 그리고 내일. 가슴 한 켠에 자라는 어두움을 회색 물감으로 광장에 흩뿌리고 나면, 비슷한 빛깔의 사람들이 비슷한 색의 물감을 너도나도 퍼올려 페인트칠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아 예쁘다. 인공적인 회색 빛깔들은 푸르른 하늘과 총천연 자연의 색들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물감을 온통 뒤집어 쓴 후에야 우리는 자유로울 수 없는 무채색, 섞일 수록 검어지는 전혀 다른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다. 언제 우리가 빛이었던 적이 있었던가. 아니, 그런 시대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런 저런 생각에 갑자기 마음을 사로잡혀 적어보았다.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1인칭 작가시점과 사람인 ‘나’의 목소리를 구분하는 게 이런일이구나 하고, 최근 웹툰을 몇 개 보면서 깨달은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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