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식구의, 어느 토요일

주말이면 특별할 것 없이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사내 소송에 휘말려 직장을 다니지 않기 시작한 이후로 아버지는 부쩍 살이 빠지셨다. 어느덧 오십대 후반이 된 아버지의 군살하나 없는 몸과 패션을 바라보며 요새 엄마와 나는 감탄의 말을 던지는 일이 많아졌다.

늦잠을 자고 일어난 나는 식구들에게 자장면을 시켜 먹는 것을 제안했다. 주말 자장면이라니 신이나서 음식을 앞에 둔 내 눈에 식탁 앞에 앉은 아빠가 들어왔다. 보기 좋게 마른 몸에 딱 붙어도 여유있는 바지를 입고 식탁에 앉은 아빠는 텔레비전에 나오는 중년 연예인 같았다.

 

아빠에게 물었다.

 

“아빠, 요새 어쩜 그렇게 살이 쏙 빠졌어? ”

 

“비법이 뭐야? 나도 좀 알려주세요.”

 

아빠는 대답한다.

 

“근심과 걱정.”

 

아빠 미안.

 

2019년 3월 16일 어느 토요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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